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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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날이었다. 역시 저녁을 먹고 길을 천천히 거닐 무렵 그녀에게서 전화가 한통왔다. 그녀는 갑자기 내게서 멀리 떨어져 걷기 시작했다. 나는 좀 의아해서 그녀의 뒤를 쫓으려 했지만, 그녀가 휙 돌더니 나 보고 떨어져 있으란 손짓을 했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통화를 끝나길 기다렸다. 지루한 시간이 흘렀다. 가끔 소리가 높아지긴 했으나 다소 멀리 떨어진 나로선 무슨 내용인지 알 길이 없었다. 30분이 지났을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우산을 받쳐주려 그녀에게 다가갔다. 별안간의 외침. "오지말란 말야!" 순간 내 온몸이 굳어 버렸다. 또 몇 분이 흘렀다. 그녀는 이제는 다 젖어버린 머리칼을 내 어깨에 묻히며 미안하다는 말만 한다. 너무 궁금했지만 차마 무슨 일인지 물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그날 헤어졌다.
며칠 동안 연락이 없던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이전처럼 통통튀는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만났고, 영화도 봤다. 간만의 즐거움은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또 그 한통의 전화. 그녀는 또 다시 내 곁에서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순간 나는 정말 화가 나서 그녀의 팔을 낚아 챈 뒤 전화기를 뺏어 들었다. 수화기 너머 들린 목소리에 나는 너무 놀랐다. 그녀를 바라봤지만 그녀는 고개만 숙일 따름이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J였다. 그것만도 놀라운데, J는 여기에 적지 못할 갖은 욕과 협박을 가하고 있었다. 자기와 가졌던 관계들, 그리고 사진들을 공개하고야 말겠다는, 너무나 파렴치하고 치졸한.....
나는 한참동안 듣고만 있었다. J도 반응이 없자 제풀에 지쳤는지 그냥 끊어버렸다. 우리는 한참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내게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바랐지만 결국 아무런 말도 없었다. 체념한 나는 돌아섰지만 그녀가 내 팔을 잡았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는 그 팔을 거칠게 뿌리쳤다. 가지마, 제발....이라고 그녀는 말했지만, 나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나의 길을 가고야 말았다.
바로 그날 J는 나에게 연락을 했다. 너무도 태연하게 아무 일 없었던 듯한 목소리, 그리고 그 내용들. 순간 머리가 핑 도는 듯했다. 이상하게 들릴진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도 J와 연락하고 있다. 이 글을 보면 그도 이젠 알겠지. 그녀는 회원검색에서 더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탈퇴했을 것이다. 만약 그녀의 바람대로 그 자리에 머물렀다면 이렇게 마음이 쓰리진 않았을 것이다. 결국 내가 준 상처 고스란히 내가 받는 꼴이던가. 마음이, 아프다.
댓글목록

님의 댓글
***** 작성일마치 소설같은 얘기가. 소설같은 필력에 힘입어. 마음을 더없이 저리게 하네요.

달콤한몽상가님의 댓글
****** 작성일쩝~!!! 흠~~~~~~~~

님의 댓글
***** 작성일난 25살이하 자겁 안받음 30대 좋아함

mazenta님의 댓글
******* 작성일게시판 몇페이지만 읽어도 이모션님 새싹이 얼마나 늙은싹인지 알수있음돠~

님의 댓글
***** 작성일전 새싹임다 ㅡㅡ

mazenta님의 댓글
******* 작성일이곳의 오픈된 인간관계에 얽히지 않는게 상책?...넘 유명하신분들은 안만나는게 낫겠다는 결론이 내려짐.

님의 댓글
***** 작성일나두 두개야 ㅎㅎ

님의 댓글
***** 작성일
이모션 흉님 저의 이니셜엔 J 두개가 필요 합니다

님의 댓글
***** 작성일
와나ㅡㅡ
내가 이니셜 J인데 ㅠㅠ

님의 댓글
***** 작성일J는 선희 누나에게 맡기세요.. 후다닥

님의 댓글
***** 작성일몰라도될것을알고~욱하고~미련이남고~J는나쁜놈?글쎄요..두분다 같은느낌...

님의 댓글
***** 작성일잡아주세요 지금이라도 그여자분 기다리고있을꺼예요! J한테서 때주세요

브루스웨인님의 댓글
***** 작성일한참 잘 읽고 있는데 허님 댓글에 깸.. 별 잼도 없는 댓글인데... 챗!

님의 댓글
***** 작성일
고객님 죄송합니다!!
긴글에 내용은 아프다죠??
자!! 누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