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일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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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태껏 단 두 분을 만났어요.
두 분 다 우연히...
정말 별 계획도 없이 말이죠^^;
평소에 대행에 대해 얘기 나누던 사이도 아닌, 그저 편하게 연락 주고받는 그런 사이였는데
어쩌다보니 실제로 만나게 돼버렸어요. 신기해~
처음 만났던 분은, 황제회원...
술취하신 날이면 약간의 육두문자 섞어가며 힘든 일 털어놓곤 하시던 그런 분이였어요.
아마 저와 만나게 될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편하게 말씀하셨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물론 그 분하고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ㅋ
때로는 가까운 친구보다도
나와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기가 편한.. 그런 때가 있잖아요.
그런 정도였던 것 같네요, 저희는 ^^
그 날도 갑작스럽게 얘기를 꺼내셨고 저는 꽤 먼 거리를 단숨에 달려 가버렸네요.
술이 먹고 싶다는 말이, 왠지 "나 무슨 일 있어" 라고 들렸거든요.
그래서 만나게 됐고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2박3일간의 긴 시간을 함께 하게 되버렸어요.
밤새 술 마시고 뻗어버린 그 분에게 하나밖에 없는 이불 덮어드리느라 저는 감기에~
다음날도 낮부터 시작된 술에 못이겨 한참을 주무시더라구요.
혼자 할 것도 없고 정말 너무 심심했는데... 흑~
그런데말이죠! 일어나자마자 저녁 드시더니 또 주무시더라구요. 이런이런 -_-;
다음 날 아침 집 청소 하면서 설거지 다 해놓으니까
라면 끓여주겠다며 끓이더니..
국물이랑 다 넘쳐서 가스렌지며 싱크대 다 더렵혀주시는 센스..ㅋ
결국 또 청소해서 다 치웠네요^^
그리고는 4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려 집으로 돌아왔어요.
정말 피곤해서 그대로 푹 쓰러졌었네요. 그게 2주전..
아! 그 분이 아마 지갑을 다 털어서 제게 대행비를 주셨던 것 같아요.
집에 와서 그 봉투를 보면서 한참을 베시시 웃었어요.
122만원.. 정말 있는 돈 다 꺼내서 주신 거잖아요. 왠지 귀엽게 느껴졌다고 해야나? 뭐 그런..
그러면서 부족할 거라며 월요일에 꼭 전화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사실 대행비를 더 받아야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저때문에 감기 걸렸다고 칭얼대시던 게 생각나서 약속대로 월요일날 문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쌩~
바쁜가보다 하긴 했지만, 솔직히 좀 서운하더군요.
괜한 연락 해봤자 대행비 더 달라고 귀찮게 하는 애 정도로 여겨질까봐 그냥 말았어요.
근데... 솔직히 고집~ 고집~ 부려서 2박3일을 붙잡아두셔놓고
가야 할 시간 다 됐음에도 한번만 더 안아보자며 보채셨던 분이
감기몸살까지 나서 4시간 넘는 거리를 가는 사람에게 안부 한마디 하지 않는다는 게
결국 그 분이 말한 본인의 바람기란 이런 건가 싶더군요.
전 그냥 "집에는 잘 갔니?" 그 한 마디만 해줬어도 훨씬 기분좋게 추억할 수 있었을텐데
제게있어서는 씁쓸하게 끝난 제 첫 대행이었어요.
어떤 분이 이 분을 좋은 사람이라고 했더라구요.
그래요. 정말 좋은 사람이겠죠. 님이 필요하다고 한 큰 돈을 해주신 분이니까요^^
그래요. 정말 좋은 사람이겠죠. 사달라는 명품 다 사주시니까요^^
그래요. 정말 좋은 사람이겠죠. 성형스폰까지 척척 해주시는 분이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사소한 배려가 있는 사람인데 그 분은 그런 분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분께 들은 몇몇 회원들에 대한 이야기만 풀어도 대 사건일 것 같더라구요.
솔직히 좀 놀라웠습니다.
너!무! 심하게 독특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다른 회원에 대한 그런 상세한 이야기들을 그렇게 마구 퍼트려도 되나 잘 모르겠더군요.
그것도 좋지 않은 내용들을.. 확인되지도 않은 내용들을 말이죠.
암튼 이 분에 대한 제 기대는 산산히 부서졌네요^^
그러다가 한주가 흘렀고, 친구 결혼식이 있어 서울에 갔습니다.
평소 연락을 주고 받던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이 토요일인데 나는 혼자 방콕해야 할 것 같다며 뭐하고 놀면 되겠냐고 문자를 주셨더라구요.
그래서 "나 서울이야~ 짜잔! " 하며 답장했더니
정말 0.000000000001 초도 안되서 전화가 오네요..ㅋ
네. 그래요.. 많이 심심했나봅니다.. -_-; ㅎㅎㅎㅎㅎㅎ
그래서 결혼식 끝나고 뒤에 남아 이것저것 하다보니 어느 덧 오후 5시!
심심함을 못이겨 몸부림치고 있는 그 분을 위해 마구 달렸네요..ㅋ
만나자마자 서로 마구 웃었어요.
저는 완전 샤방샤방 내가 결혼하는 것 같은 신부 차림새였고
오빠는 서른 중반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아이돌 패션이였거든요 -_-; (좋게 말해서 아이돌임.... )
백화점부터 갔습니다. 전에 거지패션으로 만나서 변신했던 그 후기를 떠올리며..ㅋ
저희는 그냥 무난하게.. 편하게 입을 옷으로 골라서 입고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어찌나 배가 고팠는지 둘이서 고기 4인분을 먹었어요;
그래요.. 제가 3인분......
근데 오빠가 옷을 풀코디로 사주셔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에 제가 밥을 쏴줬죠.
그랬더니 그냥 잘먹었다 하면 될것을 -_-
"니가 배가 덜 고프구나. 백수주제에! " 라며 구박하면서 웃더군요. ( 그래 나 배 불러! ㅜㅜ )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하고싶어서 자주 간다던 빠에 갔는데
제가 감기기운이 좀 있어서 술 먹기 힘들겠다 그러길래
감기엔 술만한 약이 없다고 했더니
생긴 건 얌전한 맏며느리같은데 어디 얼마나 잘 먹는지 두고보자 그러더군요...ㅋ
"난 그냥 술자리가 좋은거야.. " 라고 아!무!리! 말해봤자 이미 게임오버~
저는 주당에 돈 헤프게 쓰는 백수로 낙인 딱 찍혔습니다. 악....
그리고는 술 먹으면서 박물관에 대해서도 정말 많은 얘기를 했네요.
제 첫 대행에 대해서도 아!주! 심도깊은 이야기를 나눴구요. ( -.- )
오빠가 만나고 싶었던 여성분이 한 분 계셨는데 정말 실망했다고 하더군요.
22살이랬나? 본인을 대학생으로 소개한 그분은
건전대행은 100만원, 어른대행은 +알파 라고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했답니다.
오빠는 그 분을 만나고 싶었던 이유가, 얼마 전 헤어진 애인과 너무 닮아서였는데
다짜고짜 그런 간략한 자기소개를 담은 쪽지를 보니 슬펐다네요.
100만원이라는 돈은.. 보통의 대학생들이 한달 열심히 알바해도 벌까 말까 하는 그런 액수 아닌가요?
저 대학 다닐때는 열심히 하루 6-7시간 알바해서 50-60만원 벌었던 것 같은데..
암튼 그래서 여기서는 누굴 만나든 그 정도의 대행비를 줘야하는 줄 알았다네요.
어쩐지.. 저한테 왠 두툼한 봉투를 쓰윽 내밀길래 뭔가 했더니..
저한테도 당연히 그 정도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던가봅니다. 이런 순진한 양반 같으니 ^^
어쨌든! 봉투 넣어두라고 안그러면 화낼꺼라고 하고 돌려줬어요.
난 대행하러 온 것도 아니고, 오늘 얻어먹은 것만 해도 대행비보다 더 썼겠다며 안받겠다고 했죠.
그리고는 터미널로 고고씽~
하지만 이미 버스가 끊겼더군요 ㅠㅠ
귀엽게 콩콩 뛰면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를 백만번 하며 난감해하던 오빠..
그렇게 발 동동 굴려서 터미널 언제 무너지게 할꺼임? - -;
아니 그리고 "어떡하지?" 는 내가 할 소리라규 ㅋㅋㅋㅋㅋ 힝 ㅜㅜ
어쩔 수 없이 택시 타야겠다 했더니 이 시간에 택시를 어떻게 태워보내냐고 안된다고 하네요.
순간... 그래서 ?o미? 자고 가라는 그런 거? 혼자 무서운 상상을 하며 말이 없어지니까
오빠가 "너 지금 무슨 상상해?" 하면서 제 머리를 쥐어박네요.
네.. 저 혼자 오바했어요..
오빠는 택시를 함께 타고 2시간 정도 걸리는 저희 집까지 제 베개가 되어줬어요.
순간 잠들어버린 제 무거운 머리가 오빠 어깨에 아주 살포시 얹어있더라구요^^
"풍 오는 게 이런 느낌인가봐" 하는데 정말 미안했어요 -.-; 그리고 다정하게 침 닦아주더라구요.. 흥!
그리고는 오빠가 다시 서울로 가는 동안 열심히 문자와 전화를 했네요.
가는데 심심할까봐 해줬더니 너때문에 잠 못잤다고 버럭하고 ㅋㅋㅋㅋㅋ
근데 다음 날 외출하려고 가방을 정리하다보니, 돌려줬던 봉투가 다시 들어있네요.
액수를 보니.. 역시 100만원..
저는 제가 뭘 했다고 이런 큰 돈을 받은건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저도 너무 즐겁게 좋은 시간 보냈는데 마음이 무겁더라구요.
옷 사준거.. 술 사준거.. 왔다갔다 택시비만 해도 그만큼이 넘거든요.
그래서 제가 불편하다 앞으로는 이렇게 주지 말아라 했는데
그렇게 부담 갖지 말고 큰 오빠가 용돈 줬다고 생각하면 된다네요 ^^;
어떤 오빠가 이렇게 많은 용돈을 줘요......... ( 난 오빠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럽더라 ㅋㅋㅋ )
어쨌든 저번주는 니가 놀아줘서 주말이 외롭지않았는데 이번주는 어떡하냐며 또 징징~
그래서 그럼 놀러가자! 라고 했더니 기다렸단듯이 등산가자네요 -_-
아.. 등산이라.. 등산이라...
어차피 내려올 거 뭐하러 올라가? 요런 저에게 등산이래요 ㅋㅋㅋ
결국 내일 저녁에 만나서 놀다가 모레 아침 일찍 산 타기로 했네요^^
등산이라..
참 설레입니다............... 흙~
+ 덧붙이는 말
제 생각에는 대행하시는 분들 중에 대학생인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은데
등록금이 얼마죠? 국립대면 150-200정도일꺼고, 사립대면 400이상인가요?
정말 등록금을 위해서 대행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닌 분들도 있을 겁니다.
돈 100만원이.. 언제부터 그렇게 쉽게 벌 수 있는 돈인가요?
당장 월세낼 돈도 없는 분이 명품가방 들고 다니시나요?
등록금 때문에 대행하신다는 분이 성형하고 싶으니 용돈 더 달라고 하나요?
저도 단 두 분을 만남으로써 200만원이 넘는 돈을 벌게 됐지만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 ^^;
제가 한 달 내내~ 오전 8시 반에 출근해서 오후 6시 7시까지...
윗 사람 눈치봐가며 뼈빠지게 일했을 때 벌던 액수와 비슷하니까요.
꽃다운 나이시죠. 20대 초반이실테니까요.
그 꽃다움... 땅에 있는 다이아 찾으러만 다니지 마시고 하늘에 있는 별도 좀 보세요.
그냥 이런 저런 얘기를 듣다보니 조금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주제넘은 참견이겠지만 한번쯤 생각해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서요^^
긴 글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ㅎㅎㅎㅎㅎ
악플은 삼가해주세요 ☞☜
저는 소심하니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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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댓글
***** 작성일빵아저씨는 진짜 못말려 ㅋㅋㅋ

님의 댓글
***** 작성일에구....누군지...감이 오는구나......ㅋㅋㅋㅋㅋㅋㅋ

님의 댓글
***** 작성일첫뻔째황제님..시박에 어떤분들의정보를 일일이말했는지..남얘기좋아하는분,,별로다

곰곰이님의 댓글
*** 작성일
평소 연락을 주고 받는 분이 있고..
익숙한 교감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 같아요..^ ^

님의 댓글
***** 작성일
남자들은 뭐든지 해줄려고 할거네요.
행복한 만남 쭈욱 이어가세요..^^

님의 댓글
***** 작성일
글쓴분이 오빠의 마음을 움직이셨군요.^^
같이있으면 행복하고 사랑스럽다면..

님의 댓글
***** 작성일네.......행복하세요

